돈을 주면 우선순위로 진료 받는 병원의 부패상 

출처-더가디언
출처-더가디언

전체 국민의 절반이 굶주림에 시달리는 나라, 하루에 최대 19시간 정전이 발생하는 나라..이 정도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가 매우 힘든데, 아프리카의 극빈국 짐바브웨의 현실이 이렇다.

짐바브웨에는 전기, 수도, 의료 등 공공서비스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임산부들은 큰 어려움을 겪는다.

영국 가디언은 이런 열악한 의료 인프라 외에도 짐바브웨 임산부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병원의 부패상을 보도했다.

오라게 카투메(Aurage Katume)씨는 고통스러운 분만통 속에 짐바브웨 수도의 하라레(Harare)건강센터에서 진료를 거부당했다. 그녀는 다른 진료소에도 갔지만, 그곳에서도 조산사들은 그녀를 도와주지 않았다. 그녀의 어머니가 애원하자 한 조산사가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왔나?”라며 뇌물을 요구했다.

카투메씨는 법원 진술서에서 어머니는 조산사들이 돈을 원한다는 것을 깨닫고, 가장 나이들어 보이는 조산사에게 5달러(한화로 5600여원)를 건넸다. 영수증도 없었다. 갑자기 나는 분만실로 안내됐다라고 말했다. 카투메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뇌물을 주지 않았다면 아기는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때 선망의 대상이었던 짐바브웨의 보건부문은 낡은 공공시설과 의약품 부족 그리고 낮은 임금으로 인한 직원들의 잦은 파업 등으로 인해 무너지고 있다. 임산부들은 출산의 도움을 받기 위해 뇌물을 지불해야 하고, 산부인과 밖에서 태어나는 아기가 줄을 잇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짐바브웨 헌법은 보건에 관한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그래서 카투메씨와 또 다른 여성 멜로디 마파니(Melody Mapani)씨는 자신들의 출산경험을 토대로 42개 진료소를 다시 열어야 한다며 시당국을 법원에 고발했다.

고등법원은 그렇게 하도록 명령했으며, 여성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명령했다.

두 사람의 변호사들은 병원의 부패한 직원들이 미국 달러로 뇌물을 주는 환자들에게 우선권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운영되고 있는 진료소가 몇 개 안되기 때문에 부패가 만연하다. 보건 노동자들이 미국 달러를 주는 사람들에게 치료 우선권을 주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변호사들은 또한 권리침해가 만연하고 있으며, 이것을 멈추지 않으면 하라레의 주민들, 특히 임산부들의 생명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면서 환자들, 특히 분만 중 아기들이 죽었고, 보건 노동자들이 보살피지 않거나 보살핌이 지연돼 태어나기 전에 죽어간 아기들도 있다고 말했다.

법원진술서에는 보살핌 부족 또는 소홀로 인해 임산부를 적절한 조치 없이 다른 의원으로 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적혀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의 질환이 있는 산모들은 아기를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 한 예로 멜로디 마파니(Melody Mapani)씨는 임신 고혈압으로 인한 사산아 출산을 막기 위해 진료소를 돌아다니며 도움을 청했지만, 운영을 하지 않아 도움을 받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하라레에서 여성들은 몇 안 되는 진료소에서 퇴짜를 맞거나 긴 줄을 서야만 한다. 물론 줄이 길어 사회적 거리두기는 불가능하다. 긴 줄을 서다가 기절하는 환자들도 있고, 집에서는 자격 없는 사람들이 출산을 맡아 안전하지 못하며, 마약 암시장도 성행하고 있다.

짐바브웨 인구보건조사에 따르면 짐바브웨의 모성사망율은 지난 5~10년간 감소하기는 했지만, 10만명당 651명으로 여전히 높다. 악화일로에 있는 짐바브웨의 보건 부문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더욱 나빠졌고, 일선 노동자들의 파업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6월에 하라레 병원에서는 응급조치 지연으로 6명의 사산아가 발생했다.

지역의 민간단체들은 모성사망을 줄이기 위해 정부에 모성보건을 우선할 것을 요구했다. 대다수의 모성사망은 임신 중 또는 출산 중 적절한 조치를 받으면 방지될 수 있었던 것이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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