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간 연대, 죽음에 대한 넓은 시각...<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태 켈러의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영문판 이미지(출처-태 켈러 인스타그램 캡처)

샬롯의 거미줄비밀의 숲 테라비시아의 공통점은? 어린이가 주인공인 영화! 또 있다. 바로 1953년과 1979년에 뉴베리상을 받은 동화라는 것이다.

뉴베리상(John Newbery Medal)은 세계 최초로 어린이 책을 낸 18세기의 영국 출판업자 존 뉴베리를 기념해 미국도서관협회(American Library Association)가 제정한 상으로 수상자에게 메달을 수여해 뉴베리 메달로 더 알려진 미국 최고의 권위를 가진 아동문학상이다. 지난 2002년에 한국인 이민 2세인 린다 수 박이 <사금파리 한조각>으로 수상한 바 있다.

미국도서관협회는 지난 25(현지 시각) 한국계 미국인 작가 태 켈러(Tae Keller)<호랑이를 덫에 가두면(가제)>(When You Trap a Tiger, 2020)을 올해의 뉴베리상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작품은 하와이 호놀룰루에 살던 릴리가 편찮으신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할머니는 릴리에게 하늘에 사는 자매들에 관한 한국의 오래된 이야기, 별을 가둔 병들과 위험한 거래를 하는 사기꾼 호랑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후 할머니의 병세가 악화되자 릴리는 할머니를 낫게 하기 위해 호랑이를 뒤쫓는다는 내용이다.

태 켈러는 어릴 적 외할머니에게 들은 한국 전래동화에서 영감을 얻어 이 동화를 썼다고 한다. 이야기 속 할머니는 ‘grand mother’가 아니라 한국어 발음을 살린 ‘Halmoni’로 불린다.

심사위원단은 작품에 대해 마술적 사실주의의 걸작(masterpiece)”이라며 사랑, 상실 그리고 희망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가제)>이 오는 4월 국내에 출간될 예정이다. 강나은 번역가는 이 작품의 특징으로 '이야기'의 의미를 다룬다는 점, 여자 어린이·청소년이 공감할 내면에 대해 담고 있는 점, 여성들 간의 연대를 표한 점, 죽음에 관해 보다 넓은 시각을 담은 점, 고사·김치··떡 등 한국 문화를 고루 다룬 점, '사회적 소수자를 긍정적으로 등장시킨 퀴어 요소' 등을 꼽았다.

태 켈러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김치, 흑미밥, 이야기를 자양분으로 자랐다시애틀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혼혈 소녀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데뷔작인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The Science of Breakable Things)20199월에 번역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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