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산업신문(お母さん業界新聞)으로 엄마들 대동단결

어머니산업신문(페이스북 캡처)
어머니산업신문(페이스북 캡처)

일본에서 신문이 사라지는 시대에 오히려 인기있는 신문이 있다. ‘어머니 산업신문이다. 자녀를 키우는 육아맘들이 독자이자 기자인 이 신문은 30년 전에 창간돼 엄마들의 사회적 유대감을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NHK에 따르면 어머니 산업신문은 요코하마(横浜)에서 발행되는 전국판을 비롯해 지역판인 후쿠오카(福岡)판과 오오사카(大阪)판 등 전국 각지에서 발행되고 있는데, 토호쿠(東北)지역에서 유일하게 발행되고 있는 것은 야마가타시(山形市)판이다.

4년 전에 발행을 시작해 월 1회 지역아동회관 등에 배포된다. 처음 30부 정도였는데, 지금은 약 500부까지 늘고 있다.

어머니 산업신문 야마가타시판을 발행한 사람은 현재 8세와 5세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타다리에(多田理恵)씨다.

타다씨는 어머니 산업신문의 많은 독자와 기자들처럼 ‘1인 육아를 경험했다. 남편의 전근으로 후쿠오카에서 1000km 이상 떨어진 야마가타로 이사를 왔다. 이사 후 첫 아이를 출산했는데, 당시 주변에 아는 사람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육아를 시작했다. 남편은 일에 쫓기는 하루하루여서 대부분 타다씨 혼자 육아를 감당했다.

아이가 1살이 되기 직전 어느 날, 참아왔던 1인 육아에 한계를 느끼는 일이 발생했다. 타다씨 자신이 고열로 앓게 됐다. 남편은 회사일로 집에 늦게 오고, 열이 높아 몸을 생각대로 움직일 수 없는 와중에 아기는 배고프다고 울어도 수유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타다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행정관청에 도움을 요청했다. 타다씨는 행정관청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전하고 도와줄 수 없는지 부탁했다. 그러자 담당자는 의지할 만한 사람이 없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의지할 만한 사람이 없어서 전화한 건데 말이다. 그 당시에는 매우 슬펐다라고 회고했다.

타다씨는 이때까지만 해도 수유방법과 아기가 밤에 울 때 대처방법 등 육아에 관계된 의문과 고민을 상담할 수 있는 상대가 없어 혼자서 어떻게든 헤쳐 나갔다.

그녀는 야마가타현은 3대가 함께 사는 비율이 높아 누구라도 의지할 만한 사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혼자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믿었던 행정관청조차 도움을 주지 못해 절망적이었다고 했다.

타다씨는 혼자서 인터넷에서 도움을 구했다. ‘수유중단시기육아언제 편해지나등의 키워드를 입력해 매일같이 검색한 끝에 겨우 도달한 것이 어머니 산업신문 전국판이었다.

이 신문을 통해서라면 엄마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거나 상담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전국판 신문을 읽으면서 기사를 쓰게 됐다.

그리고 큰 애가 4살 되던 해에 같은 지역에서 자신처럼 혼자서 육아를 하는 엄마들의 생각을 공유하고 싶다고 생각해 일본 동북지역에서 유일한 어머니 산업신문의 발행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타다씨는 육아에 지쳐 나약한 소리라도 뱉어내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주위로부터 책망을 듣지 않을까 두렵기도 했다. 그래도 어머니 산업신문이 나오자 육아는 큰일이니 까 육아로 힘든 것은 당연하고, 지친다고 느끼는 것은 나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어머니 산업신문 야마가타시판은 이제 육아지원센터와 스파, 지역 이벤트 등에도 배포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출기회가 감소해 혼자 있게 되는 엄마들이 읽을 수 있도록 배포장소도 일상생활에서 이용하는 스파 등을 택하고 있다.

“1인 육아는 이제 싫어!”, “친구를 원해요! 엄마도 친구를 원해요!”, “2명을 키우니 여유는 없고, 어린 반항기의 큰 딸에게 화를 내기도 하고 답답한 날이 있다등 기사는 육아로 인한 고민과 어려움부터 평범한 육아 힌트까지 다양하다. 모두 신문을 만드는 엄마들의 실제 경험을 기초로 해 마음에 와닿는 신문의 발행을 고수하고 있다.

독자들로부터는 육아의 사소한 것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아이와 싸우게 되었을 때, 나만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등 공감의 소리가 많다.

힘든 일도, 즐거운 일도 숨김없이 실어놓은 신문으로 그 중에 자신과 겹치는 부분을 발견해 연대의식을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어머니 산업신문 야마가타시판은 지면을 넘어 확산되고 있다.

한달에 1, 신문을 접기 위해 모이는 신문접기 수다모임은 엄마들이 만나 수다를 떠는 장소가 되고 있다. 육아에서 느끼는 것들을 말하고 고민을 털어놓기도 한다.

타다씨는 나도 매우 외로웠고, 신문을 만들면서 친구가 늘었다. 응원하는 사람들도 늘었고, 야마가타에서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 외롭게 육아를 하는 엄마가 있으면 함께 육아를 합시다라고 말한다고 했다.

엄마들의 생각이 담긴, 직접 만든 이 신문이 인터넷 시대인 지금도 필요한 이유는 독자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공감이라는 말에 있는 것 같다고 NHK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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