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시선으로 아이들을 보게 된 아빠들...지금이 중요한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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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밍햄 대학과 켄트 대학이 공동진행한 봉쇄기간 행태에 관한 연구의 저자 홀리 버켓(Holly Birkett)과 사라 포브스(Sarah Forbes)는 불균형적 육아분담을 초래하고 지속시키는 사회적경제적역사적 요인들은 많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포브스는 유급 육아휴가를 살펴보면 중요한 문제가 나타난다. 여성의 유급 육아휴가는 1948년부터 가능했고, 남성은 2003년부터 가능했다. 아빠가 육아휴가를 가져야 한다는 얘기를 들은 것은 엄마가 그런 얘기를 들은 지 50년이 지나서이다라고 꼬집어 말했다.

영국은 지난 2003년부터 남성들에게도 2주간의 유급 출산휴가를 주는 제도를 도입해 육아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북유럽 국가들과는 큰 격차가 난다. 또 무급 출산 휴가도 1999년에야 도입됐다.

지난 201410월부터 부모공동 육아휴직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 기관 근로자와 임시 계약직 노동자를 제외한 근로자에게 적용되기 때문에 7가구 중 3가구 정도만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육아휴가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개인사업을 하는 데이비드 리드(David Read)

아빠 육아휴가는 사무실에서 언급할 수 없었다

팬데믹 이전에는 직장에서 살아남으면서 육아를 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하는 남성들도 있다. 리드는 10년전 첫아이가 태어났을 때 대형로펌에 근무하고 있었다. 그는 아빠 육아휴가는 사무실에서 언급할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육아를 위해 업무를 조정한다는 생각은 발설조차 할 수 없던 때였다. 아빠로서의 욕구와 근무환경의 조화를 이룰수 없어 결국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작은 사업을 하면서 육아와 일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다큐멘터리 제작자 닉 리더(Nick Leader)

양육의 부차적인 담당자라는 생각에 의문을 가진 적이 없다

리더는 창의적인 분야도 다른 직장과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그는 첫 아이를 갖기 전에 두 명의 상사 모두 자신들은 며칠 이상의 육아휴가를 가져본 적이 없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그도 육아휴가에서 빨리 복귀했다. 그 이후 봉쇄기간이 올 때까지 그는 양육의 부차적인 담당자라는 생각에 의문을 가진 적이 없다.

버켓과 포브스는 몇 년간 영국 아빠들에 대한 연구를 해왔는데, 코로나 위기 이전에 아빠들은 두 부류 중의 하나라고 규정했다. 이는 육아에 정말로 참여하고 싶지만, 집안의 주 소득원이라든가 직장을 잃을까 하는 염려 등으로 인해 참여하지 못하는 부류, 그리고 양육은 배우자에게 맡기고 밖에서 일하는 것으로 행복을 느끼는 부류다.

가디언이 인터뷰한 아빠들 중에는 두 번째 부류에 속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지만, 일부 그런 아빠들이 있었다.

사진작가 해리 보덴(Harry Borden)

물질적으로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 아빠의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20년 전 첫 아이를 가졌을 때 아빠 노릇을 못했다고 솔직하게 시인했다. 보덴은 그의 첫 번째 아내와의 사이에서 첫 아이를 얻었을 때 나는 30대 초반이었고, 성공에 목말라 있었다. 나는 재정적인 안정에 지나치게 치중했고 물질적으로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 아빠의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첫 번째 결혼이 깨진 후 그는 나 자신을 다시 평가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파트너와 사이에서 아이를 얻은 후 모든 양육을 정확히 50:50으로 분담했다. 그는 그제서야 나는 아이가 아빠를 나쁜 놈이라고 생각한다면 일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고용주들은 직원들을 전체적인 생활 속에서 파악하게 됐다

 

버켓과 포브스는 팬데믹이 많은 아빠들 뿐 아니라 고용주들에게도 충격을 주었다고 믿고 있다. 버켓은 봉쇄가 끝나고 나면 전과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라고 하면서 고용주들의 각성과 변화를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고용주들은 새로운 것을 경험했다. 전에는 일과 가정에 분명한 구분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 경계가 모호해졌다. 고용주들은 직원들이 직장에서 일하고 퇴근 후 사라지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직원들을 전체적인 생활 속에서 파악하게 된 것이다.

게임회사 운영자 바비 탄디(Bobby Thand)

투자 회의 중 응가를 한 막내를 돌봐야 했지만, 이런 상황이 이해되고 있다

탄디는 봉쇄기간에 투자자와 함께 온라인 회의를 한 얘기를 전했다. 그가 펀딩을 받기 위해 애쓰는 동안, 10살과 5살 된 두 아들은 옆방에서 숙제를 하고 있었다. 탄디는 큰 아이에게 용돈을 주면서 동생을 잘 돌보라고 해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회의의 중요한 순간 막내의 목소리가 벽을 통해 들려왔다 아빠---! 응가!!” 회의는 중단됐고, 막내를 보살핀 후 재개됐다. 투자는 성립됐다.

탄디는 전에는 이런 상황을 상상할 수 없었다며 적어도 내가 속한 분야에서 이런 상황에 대해 많은 것이 이해되고 있다. 큰 조직의 많은 높은 사람들이 이와 비슷한 상황들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지하철 운영업체 직원 하싯 찬닥(Harsitt Chandak)과 애쉴리 존(Ashley John)

아이들이 화면에 나타나도 일은 해결된다

회의 중 동료의 아이들이 화면에 불쑥 나타나는 것에 익숙하다고 말한다. 문제없다, 그래도 일은 해결된다.

팬데믹으로 다른 분야보다 더 심한 충격을 받은 산업들이 있다. 그러나 적어도 영국 경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사무 분야에서 고용주들은 직원들이 업무와 가사를 융통성 있게 처리하는 모습들을 목격했다. 그리고 그렇게 해도 세상이 무너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버켓은 말했다.

 

아빠들도 책임감과 죄책감을 느낀다

 

펀드매니저 앤디 라운드(Andy Round)는 처음 아빠가 되었을 당시 밤낮없이 일했고, 그래서 가사일에 관여하지 않았다. 그는 나는 냉담했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지내기가 매우 어려웠다. 아이들과 있는 것보다 일하는 것이 더 좋은 적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엄마인 카렌 올드만(Karen Oldman)남편이 아기와의 경험을 공유하려 하지 않아서 충격적이었다. ‘21세기인데 아빠들도 (육아에) 함께 해야 한다라고 말하자 남편은 아니라고 말했다라고 회고했다.

이 부부에게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라운드는 스스로 더 좋은 아빠가 됐다고 믿는다면서 나와 아이들은 아침을 함께 먹는다. 우리는 아마존과 넷플릭스를 함꼐 보고, 가까운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

아내 카렌 올드만은남편은 자기 주위의 다른 전문가들도 팬데믹의 충격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그의 태도가 약간 부드러워졌다. 그는 좋아, 그렇다면 조금은 해야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전히 약간 좋아진 것뿐이다고 말한다.

올드만은 코로나19 백신을 만든 아스트라제네카에서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그녀에게 지난 1년은 편안하지 않았다. 그녀는 날마다 나는 죄책감을 느낀다. 아이들과 있을 때는 일하고 있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고, 일하고 있을 때는 아이들과 있어야 하는데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빠들도 이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라고 반문했다.

일부 아빠들은 확실히 그렇게 생각한다. 하싯 찬닥은 아이들이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 게임을 하는 시간이 전에 없이 늘어났음을 알고 책임을 느낀다고 말한다. 조셉 물라르키는 직원-아빠-파트너 역할을 하면서 어느 하나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항상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육아 사이트를 운영하는 한손 리(Han-Son Lee)는 아빠들도 부모로서 죄책감을 느낀다고 하면서 아빠들은 그것을 보여주지 않을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미카엘 램 교수는 지금이 아빠들에게는 중요한 시기라면서 많은 아빠들이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무엇이 가능한가를 알게 되었을 뿐 아니라 육아가 요구하는 것, 스트레스, 좋을 때와 힘들 때 등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말한다.

아이들을 전형적인 엄마의 시선으로 보게 됐다고 할 수 있다. 닉 리더는 주 양육자로서의 첫 경험을 회상하면서 엄마의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한없는 존경을 느끼게 됐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엄마일이라는 것이 우스운 말이다. 엄마의 일? 이제는 달리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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