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부담 증가, 여성고용 악화 우려

출처-인디펜던트
출처-인디펜던트

산아제한정책 사실상 폐지

중국 정부는 지난 달 31일 한 가구당 자녀 수를 3명까지 허용하는 세자녀 정책을 도입했다.

세계 제1의 인구대국 중국은 지난 해 출생아수가 1961년 이후 최저치였고,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가임기간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20191.7명에서 지난 해 1.3명으로 줄어드는 등 급격한 인구 감소로 고민하고 있다.

런던대학교 소아스(SOAS) 중국연구소 부소장인 지유 리우(Jieyu Liu) 박사는 중국의 심각한 인구 감소 상황과 중국인들의 인식 변화, 그리고 세자녀 정책이 갖고 올 효과 등을 분석한 칼럼을 인디펜던트에 게재했다.

중국의 고령화는 심각하다. 가장 최근인 202011월 국가총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인구는 26천만명으로 인구의 18.7%를 차지하는데, 2050년에는 그 인구가 5억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중국은 보다 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중국인구가 전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20%나 되고, 중국의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중국의 경제발전 단계가 아직 낮기 때문이다.

생활수준이 개선되면서 기대수명도 증가했지만, ‘한자녀 정책으로 불리는 중국의 가족계획 정책이 이런 고령화 추세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 1979년에 도입된 이 정책은 당시 조절되지 않은 인구증가가 경제발전과 현대화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작업장에 대한 벌금을 비롯한 징벌적 조치를 통해 도시지역에 엄격하고 효과적으로 시행됐다.

그러나 40여년이 지난 지금, 한자녀 정책의 첫 번째 세대가 부모가 됐고, 이들은 2명의 부모와 4명의 조부모를 부양하는 책임을 짊어지고 있다.

이런 역피라미드 인구 구조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은 2015년 한자녀 정책을 두자녀 정책으로 대체했다. 이미 1980년 중반부터 농촌지역에서는 첫째가 딸인 경우 두 자녀까지 허용했기 때문에 두자녀 정책은 도시인구를 목표로 도입된 것이다.

그러나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서는 생활비가 높고 적절한 보육환경도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겨우 5~6%의 커플들만이 두 번째 자녀를 선택했을 뿐이다.

정부가 국민의 출산결정까지 조정하나?” 등돌린 국민들

온라인에서는 새로운 세자녀 정책에 대해 중국 국민들 간의 논의가 뜨겁다. 많은 이들은 정부가 국민의 출산결정까지 조종하려고 한다며 충격과 분개를 나타내고 있다. 한자녀 정책 실시 당시의 정부의 슬로건을 담은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는데, 슬로건은 출산쿼터를 넘은 사람이 있으면 마을 전체가 정관수술을 받아야 한다라는 내용이다.

양육을 여전히 여성이 담당하는 중국에서 여성들은 세자녀 정책이 자신들의 고용과 가정생활에 미칠 불공평한 영향을 언급하고 있다. 세자녀 정책으로 정부가 주거와 교육, 의료와 노인돌봄 시설을 개선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여성들은 극히 소수다.

이번 정책의 효과는 도시와 농촌이 다를 것이다. 대도시와 주도(州都)에서는 한자녀 정책 이후인 1980년대에 태어난 커플 중 극히 일부만이 둘째 자녀를 가질 것이다.

한자녀 정책에 익숙한 1990년대생 커플들 중 필자가 인터뷰한 커플들은 세자녀 정책에 대해 기다려보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어떤 커플은 “(둘째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결정하지는 않겠다. 첫째 아이 양육으로 나의 아내가 매우 고생한다면 둘째는 갖지 않을 것이다. 많은 나의 친구들이 첫째를 낳기 전에는 둘째까지 가질 것이라고 자신있게 계획을 세우지만, 막상 첫째 아이를 낳고 나면 둘째 아이를 갖기를 주저한다. 미래의 재정상황이 허락하는지 그때 가서 부모님이 건강하신지 등을 보고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도시에 사는 젊은 커플들은 남아선호가 강하지 않다.

반면 농촌지역에서는 1980년대와 1990년대에 태어난 많은 부부들도 이미 둘째를 기르고 있다. 이들이 세자녀 정책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이미 낳은 두 자녀가 아들인지 딸인지에 달려있다.

농촌 지역에서 여아교육에 대한 투자가 증가했지만, 남아선호가 여전히 남아있다. 이미 낳은 두 명의 자녀가 모두 여아라면 셋째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다른 지역보다 훨씬 강한 혈통문화를 갖고 있는 중국 푸젠성(福建省)에서는 1990년대 초반에 출생한 커플 중에서도 아들을 낳기 위해 3~4명의 자녀를 갖는 경우도 있다.

중국의 노동시장에는 성차별의 뿌리가 깊다. 필자가 인터뷰한 여성들 중에는 고용주가 임신에 따른 비용을 보전해주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추가로 자녀를 갖는) 결정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에 대한 체계적인 조치가 없으면 세자녀를 갖는다는 선택은 여성의 고용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양육지원이 3세 미만의 유아들에게만 적용돼 엄마의 출산휴가(현재 약 4개월)가 끝나면 산모의 엄마나 시어머니가 손자들의 양육을 책임져야 한다. 또한 노인들을 위한 양질의 돌봄서비스가 부족한 상황에서 조부모들은 자신들의 부모도 보살펴야 한다. , 세자녀를 갖는 다는 것은 모든 세대의 돌봄부담을 증가시켜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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