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육아 덕분에 살아남은 인류, 진화과정으로 규명

남방큰돌고래(출처-유튜브 DBCA's Parks and Wildlife Service 영상 캡처)
남방큰돌고래(출처-유튜브 DBCA's Parks and Wildlife Service 영상 캡처)

협동적 양육 덕분에 인류는 하나의 종으로 살아남아

남방큰돌고래 무리에서는 암컷이 어미 잃은 새끼를 입양하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다른 무리의 새끼를 입양하기도 한다. 동종부모양육(alloparenting)이라고 불리는 이런 현상은 일부 포유류와 조류에서 발견된다.

이런 동종부모양육은 인류가 하나의 종으로 살아남는 데 큰 역할을 했다. CNN은 생물학자와 인류학자 등 전문가 의견을 통해 동종부모양육의 개념이 내포돼 있는 돌봄 네트워크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정리했다.

육아에는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은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진화적으로 진지하게 다뤄지는 주장이다. 인간은 스스로의 힘으로만 자신의 자녀들을 양육하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사회생물학자인 에드워드 윌슨(Edward Wilson)1975년에 동종부모양육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엄마나 아빠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자녀를 보살피는 관행을 설명했다. 이후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인간의 협동적 양육스타일 또는 어린 인간에게 돌봄 네트워크가 필요한 방식과 어떻게 이런 양육방식이 하나의 종을 만들었는지를 연구해 왔다.

영장류 동물학자 사라 블래퍼 허디(Sarah Blaffer Hurdy) 박사는 아기를 키우는데 다른 사람들을 신뢰해야 하는 필요로부터 다른 사람을 신뢰하는 법을 배운다고 말한다. 허디 박사에 따르면 인간은 자원경쟁을 위해 협동하는 방법 뿐 아니라 적절한 보살핌 제공을 위해 협동하는 법도 배운다고 한다.

인간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요구되며, 태어난 후에도 오랜 기간 해줘야 하는 것들이 매우 많다. 태어나고 몇 시간 후에 걷는 동물들도 많다. 그러나 인간은 걷는 기술을 습득하는데 1~2년이 걸린다. 그 사이 스스로 먹을 수도, 씻을 수도, 소통할 수도 없다. 이런 기술들을 습득해도 10년 이상을 부모가 주위에 있어야 한다. 독립적이고 제 기능을 하는 사회의 일원으로 만들기 위해 감정의 기술과 지식을 가르치는 것은 작은 일이 아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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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유아원에 보내는 것에 죄책감 느낄 필요 없어

산타클라라 대학(Santa Clara University) 인류학과의 로빈 넬슨(Robin Nelson) 교수는 자녀양육을 위한 돌봄의 강도를 생각해 보라. 자녀에게 엄청난 에너지와 투자를 해야 한다. 강 상류로 올라가 알을 낳고 죽는 연어들과는 매우 다르다. 엄마가 임신하고, 낳고, 수유하는 동안 누가 도와줄 것인가?”라고 말한다.

엄마들은 지금까지, 그리고 향후에도 가족 구성원이나 친구, 또는 고용된 사람과 같은 동종부모(alloparent)가 필요하다. 그래야 부모가 일하고, 쉬고, 음식을 장만할 수 있다. 이들 동종부모가 없다면 부모는 자기 자신은 물론 아기를 제대로 보살필 수 없다.

인간이 이런 돌봄 네트워크를 공유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넬슨 교수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돌봄 네트워크는 두 발로 걷는 것만큼이나 기본적인 인간성의 일부이며, 인간을 인간이도록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핵가족은 자급자족한 단위여야 하고, 스스로 가족의 모든 필요를 충족시킬 수 없으면 안된다는 1950년대의 판타지를 준수하는 부모들이 아직도 미국에는 많다. 그렇다고 현재의 생활패턴이 자녀를 키우는데 마을 전체에 의존할 수 있는 형태도 아니다.

동종부모 양육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이런 개인주의적 접근법은 역사과정을 벗어난 것이며 유해하다.

서던캘리포니아 대학 심리학과 부교수이자 <변화하는 가족센터>의 소장인 다비 삭스비(Darby Saxbe) 교수는 현대의 엄마들은 자녀들을 유아원에 보내거나 유모에게 맡기면서 많은 죄책감을 느낀다. 역사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 하루종일 함께 있는 것보다 훨씬 표준적인데도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삭스비 교수는 주위의 도움 없는 양육은 부모를 소진시키고, 이는 가족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면서 우리는 사회적 종()인데도 고립되고 독립된 사회에 살게 됐고, 이는 팬데믹으로 더욱 심해졌다. 이로 인해 모성우울증, 산후우울증, 아동우울증과 불안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돌보는 것이 좋아

전통적으로 조부모나 이모, 삼촌, 친한 이웃 등이 동종부모 역할을 했지만, 오늘날에는 그 역할을 유모나 베이비시터, 교사, 캠프상담사, 아동돌봄 노동자, 혹은 이웃이나 친구, 정기적으로 아이들과 소통하는 사람들일 수도 있다. 이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인생에 대한 상이한 시각과 접근방법에 노출됨으로써 아이들은 더 강해진다.

발파라이소 대학(Valparaiso University) 심리학과의 아만다 젤레코스키(Amanda Zelechoski) 부교수는 아이들은 채워져야 할 빈 통을 많이 갖고 있다면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날수록, 더 많은 경험을 할수록, 그 빈 통을 채울 기회가 많아진다. 주로 부모가 그 빈 통을 주로 채워준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이 혜택을 받게 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젤레코스키 교수에 따르면 돌보는 사람들이 상이할수록 아이들은 똑똑해지고 탄탄해지며, 자신이 갖고 있는 다양한 측면을 찾아볼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좋다.

사르비 교수는 지속성 없이 돌보미들이 계속 바뀌면 아이들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속성을 유지하면서 아이들이 믿을 만한 1~2명의 인물을 중심에 두고 아이들을 다양한 동종부모에게 노출시키는 것이 좋다.

양육은 한 사람이 다 할 수 없다. 잘 놀아주는 사람이 꼭 잘 가르치는 사람도 아니고 육체적 보살핌을 잘 제공하는 사람도 아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를 보완하면 아이들이 보다 관심을 받고 지지를 받게 된다고 사르비 교수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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