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생식보건 영역에도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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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1억명 이상의 여성이 사용하는 약, 여성들의 삶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준 약, 바로 피임약이다. 최초의 피임약 에노비드가 미국식품의약국(FDA)의 공식 승인을 얻은 것이 1960년이었다.

그로부터 61년이 지났지만, 남성 피임약이 제품으로 허가받은 적은 없다. 콘돔은 피임 실패율이 높고, 정관수술은 간단한데도 여러 가지 속설이 있어 남성들이 기피하고, 결국 피임을 하는 쪽은 대부분 여성들이다. 피임약은 효과는 높지만, 부작용이 있어서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여기서 2가지 의문이 생긴다. 왜 남성 피임약은 개발되지 않는가? 여성 피임약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피임 방법 연구와 피임약 개발 등에 여성 보건의 관점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피임약이 등장한 이후 많은 여성들이 임신을 조절하고, 생리통과 비월경성 골반통 그리고 생리혈 과다 등을 관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혜택에도 불구하고 피임수단들은 여성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사용자들이 겪는, 때로는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불쾌한 부작용 때문이다. 피임약을 사용하는 여성들은 비정기출혈이나 부종, 두통과 같은 부작용을 감내해야 한다. 때로는 부작용이 심각해서 고혈압, 혈전, 중풍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피임약과 우울증 증가 및 성욕감소 간의 관계를 밝힌 연구들도 있다.

피임약을 복용한 여성의 3분의 1은 부작용 때문에 사용 첫해에 피임약을 중단한다.

개선이 필요한 것은 피임약뿐이 아니다. 자궁내장치(IUDs)와 피임용 임플란트와 같은 제거가 가능한 피임 기구들도 부작용과 단점이 있다.

호르몬 IUDs(자궁내 위치해서 호르몬을 분비하는 작은 장치)는 생리불순이나 무월경, 두통, 구역감, 모발손실, 우울증, 성욕감소 등의 부작용이 있다. 단순 IUDs도 생리통, 생리기간 연장 등을 유발해 많은 여성들이 조기에 제거한다.

피임 연구에는 대규모의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그러나 투자는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고, 투자의 우선 순위는 다른 영역에 주어지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피임약 판매의 2%만이 연구개발에 투입된다는 것이다.

영국의 경우 피임예산도 2015~2018년 기간에 13% 삭감됐다. 이로 인해 여성들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상표의 피임약에서 자신에게 잘 맞지 않는 피임약으로 바꿔야 한다. 현재 영국에서는 프로게스테론 단독의 피임약이 처방전 없이도 구매할 수 있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피임수단을 얻는 데 제한이 있다.

이 밖에 여성피임의 연구개발이 지속적으로 부족한 데는 다양한 이유들이 있다. 그 중의 하나는 이미 기존의 피임약들이 피임효과가 있으므로 이를 개선시킬 동기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투자자들도 여성에게만 관계있는 연구보다는 모든 사람들과 관련 있는 연구에 관심이 있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임신을 피하기 위해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피임을 계속한다.

더 좋은 남성피임약을 개발할 필요가 있는 것은 명백하지만, 성 및 생식보건(sexual and reproductive health)의 문제에 있어서는 현재 여성들이 겪고 있는 불평등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여성용 피임수단 개선을 위한 제약회사들의 노력과 함께 새로운 피임방법의 효과를 측정할 때 여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는 규제기관과 환자의 우려와 의문에 관심을 갖는 임상의들도 중요하다고 인디펜던트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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