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대디들의 웃픈 현실 대화

JTBC '내가 나로 돌아가는 곳-해방타운' 방송화면 캡처
JTBC '내가 나로 돌아가는 곳-해방타운' 방송화면 캡처

배우 김산호가 육아 우울증을 털어놓으며 혼자 있기 위해 화장실에 있던 경험을 밝혔다.

10일 밤 방송된 JTBC '내가 나로 돌아가는 곳-해방타운'(이하 '해방타운')에는 15년 차 연기파 배우 김산호가 6호 입주자로 출연했다.

김산호는 결혼 5년 만에 태어난 딸을 아내와 공동 육아 중인 18개월 차 아빠다. 이날 방송에서 그는 딸의 기상시간인 새벽 5시에 맞춰 일어나 모든 일상을 아이와 함께 하는 육아 대디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육아 우울증이 있다. 설마 생각을 했는데 테스트 목록을 보니까 맞았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혼자 있고 싶을 때 김산호가 찾는 공간은 화장실이었다. 그는 화장실에서 잠깐 있는 그 시간이 좋다. 밖에서 '아기 똥 쌌어' 하는데도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있다라고 말해 기혼자인 장윤정과 윤혜진, 백지영의 공감을 받았다.

해방타운에 입주한 김산호는 자신이 좋아하는 캠핑과 서퍼 느낌으로 방을 꾸몄고 음향이 좋은 스피커로 김광석의 '그날들', 최백호의 '부산에 가면' 등을 들으며 여기는 진짜 너무 좋다를 연발했다.

이어서 김산호는 결혼 전 함께 캠핑을 다녔던 배우 박정표, 최지호를 해방타운에 초대했다두 사람은 내가 널 왜 이렇게 기다려야 하냐며 반가우면서도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다절친인 세 사람이 뭉친 것은 2년 만이었다.

김산호가 결혼 선배이자 육아 선배인 박정표에게 대체 육아는 언제 끝나냐라고 묻자 박정표는 죽어야 끝난다라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육아 대디들은 공감하는 웃픈 현실 대화였다.

요즘 육아를 전담하는 남성들이 늘면서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 여성들은 여성의 육아를 당연시하는 인식 때문에 힘들어하고, 남성들은 힘들다는 말을 하는 데 익숙치 않은 경향이 있어 육아 부담을 혼자 견디기도 한다.

누가 하건 육아는 힘들다. 제 때 도움 받지 못하고, 공감 받지 못하면 언젠가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여성만 육아우울증을 겪는 게 아니다. 육아를 하는 누구나 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 육아를 하면서 느끼는 몸과 마음의 변화를 그냥 넘기지 않는 게 좋다. 우울증이 심해지면 자신 뿐 아니라 가족도 힘들어진다.

육아하는 아빠 커뮤니티인 파파스톡가 알려주는 아빠 육아우울증 체크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식욕이 없거나 과식을 하게 된다.

재미있는 일이 없다.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른다.

아이에게 관심이 없다.

멍 때리는 일이 잦아졌다.

이유없이 눈물이 난다.

뭔가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고 집중력이 저하되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갑자기 잠이 쏟아지거나 불면증에 시달린다.

육아의 고충을 터 놓을 사람이 없다.

나만의 취미활동이 없다.

죽음을 생각하곤 한다. 

위의 증상들 중 3개 이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육아 우울증으로 의심해볼 수 있다고 한다.

하루 종일 아이를 돌보다 보면 자신의 삶이 없어졌다는 생각에 우울해진다. 또 외부와 단절돼 외로움을 느낀다. 맘 카페와 같은 커뮤니티 활동이 많은 엄마들과는 달리 아빠들은 정보를 얻거나 공감과 위로를 받을만한 통로가 적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육아 대디들에게 준비가 번거롭기는 해도 아이와 함께 외출을 해서 신체활동과 기분전환의 시간을 갖고, 하루에 30분이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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