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한 식사, 고단백식도 뼈 건강에 위험
20대 후반 직장여성 A씨는 얼마 전 빗길에서 살짝 미끄러졌는데, 발목이 골절됐다. 더 속상했던 것은 정형외과에서 골다공증의 초기단계인 골감소증이 있다는 검사결과가 나온 것이다. A씨는 아침에 우유에 미숫가루를 타서 마시고, 점심은 단백질 섭취를 위해 주로 육류를 먹는다. 그리고 다이어트를 위해 저녁은 과일이나 샐러드, 우유 한잔 정도로 가볍게 먹는다.
“하루 세끼를 잘 챙겨먹진 못해도 우유와 육류를 주로 먹어서 건강할 줄 알았는데, 20대에 골다공증이라니 너무 충격이다”라고 A씨는 말했다.
젊은 여성들이 몸매 관리를 위해 식사량을 줄이면서 각종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 영양소가 뼈에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골밀도가 약화된다.
A씨처럼 고단백 위주의 식사를 하는 사람들은 ‘단백질이 충분하다’며 안심한다. 하지만 단백질과 인은 칼슘의 체내 저장을 방해해 골다공증 위험이 더 커진다. 우유를 하루 권장량인 400ml 이상 마시면 ‘득보다 실이 많다’고 하거나 지속적으로 고단백식을 먹는 경우 권장량보다 칼슘 섭취량을 늘려야 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방송인 이혜성은 지난 9월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10년차 다이어터의 경험을 공유했다. 이혜성은 삼시 세끼 닭가슴살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의 효과가 좋았다고 하면서도 “살은 많이 빠졌지만 건강 상태는 좋지 않았다. 지하철 계단 올라가는 것도 버거웠다. 머리가 핑 돌면서 쓰러질 뻔한 적도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매년 10월 20일은 골다공증 예방 및 인식 향상을 위해 국제골다공증재단이 정한 ‘세계 골다공증의 날’이다. 유방암을 상징하는 핑크 리본처럼 골다공증의 상징물은 뼈의 색과 구조를 본뜬 레이스 리본이다.
WHO(세계보건기구) 정의에 따르면 골다공증은 ‘골량의 감소와 미세구조의 이상을 특징으로 하는 전신적인 골격계 질환으로 뼈가 약해져서 부러지기 쉬운 상태가 되는 질환’이다. 골다공증으로 인해 골절이 되면 심하면 사망에 이르고, 요로감염, 폐색전증, 하지정맥혈전, 폐렴, 욕창,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
골다공증은 실제로 골절이 발생할 때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소리 없는 뼈도둑’으로 불린다. 심각하다면 심각할 수도 있는데, 골다공증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일단 골다공증에 걸리면 그 이전의 정상적인 뼈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특히 예방이 중요하다. 전문의들은 뼈의 성장이 멈추고 가장 튼튼하고 좋을 때인 20∼30세부터 골다공증을 예방 관리하라고 권한다. 그 방법으로는 골밀도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다.
골밀도 검사 방법에는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dual energy X-ray absorptiometry; DXA), 초음파, 정량 전산화단층촬영술(quantitative CT) 등이 있다. 이 중 DXA가 가장 일반적이다. 이는 골밀도측정기에 의해 뼈의 단층촬영이 이뤄지고 컴퓨터로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며 소요 시간은 5분 정도다.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골밀도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사람들이 있다. (1)50대 이상, (2) 폐경 이후 여성, (3)뼈가 가늘고 체중이 적게 나가는 사람, (4)조기 폐경, 남성 호르몬 감소, (5)부신피질호르몬, 갑상선호르몬 등의 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하는 사람, (6)갑상선기능항진증, 쿠싱증후군(부신피질호르몬 증가), 위장관 수술 등을 받은 사람, (7)칼슘 부족, 운동 부족, 음주와 흡연, 다이어트 등 7가지 중에 하나라도 해당되면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2019년 기준 골다공증 환자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골다공증 환자의 90% 이상은 여성으로 유병률은 여성이 남성의 4배 이상이다. 특히 여성은 폐경 후 여성호르몬 감소로 골밀도가 빠르게 약화된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는 뼈 건강에 가장 중요한 영양소인 칼슘과 비타민D를 적당량 보충해야 한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운동은 뼈를 튼튼하게 하고, 평형감각과 조정기능 등을 좋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