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건 대서양 횡단비행, 그리고 만난 인생의 동반자

19235월 파일럿 자격을 갖게 된 에어하트는 여성 최초로 고도 14000피트 비행에 성공했고, 이후 여성 조종사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28427일 에어하트는 자신의 인생을 바꿀 전화 한 통을 받게 된다. 당시 대서양 횡당 비행을 계획하고 있던 힐턴 레일리 공군 대위가 그녀에게 비행기에 함께 탑승할 것을 제안한 것이다.

린드버그가 뉴욕-파리 대서양 횡단에 탑승했던 단발기 스피릿 오브 세인트루이스(Spirit of St. Louis) 앞에 서있다.(출처-위키피디아)
린드버그가 뉴욕-파리 대서양 횡단에 탑승했던 단발기 스피릿 오브 세인트루이스(Spirit of St. Louis) 앞에 서있다.(출처-위키피디아)

1927년 미국의 찰스 린드버그가 33시간에 걸친 논스톱 대서양 횡단에 성공한 후 많은 비행사들이 대서양 횡단을 동경했고, 도전했다. 그러나 수십 시간이 걸리는 대서양 횡단 비행은 목숨을 건 매우 위험한 모험이었다. 린드버그는 비행기 무게를 1그램이라도 더 줄이기 위해 위험에 대비하는 낙하산조차 챙기지 않았고, 샌드위치 다섯 조각과 물 1리터로 버텼을 정도였다.

린드버그에 앞서 9개월 동안에 11명이 대서양 횡단비행을 시도하다가 사망했다. 린드버그의 비행 이후에도 여전히 대서양 횡단비행은 남성 비행사들에게도 두려운 도전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에어하트는 선뜻 제안에 응했다.

에어하트는 곧바로 비행 훈련에 돌입했고, 1928617일 조종사 윌머 스툴츠, 부조종사 루이스 고든과 함께 우정(Friendship)’이라고 명명된 비행기에 올랐다.

캐나다 뉴펀들랜드(Newfoundland)섬에서 이륙한 우정호는 20시간 40분을 날아가 영국의 웨일즈(Wales)에 도착함으로써 대서양 횡단에 성공했다

출처-나무위키
출처-나무위키

미국으로 돌아온 이들은 큰 환영을 받았고, 캘빈 쿨리지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에서 환영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비행이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시대에 항공 점퍼를 입고 짧은 머리를 한 키가 크고 늘씬한 에어하트가 싱그러운 미소를 지으며 나타났을 때 대중은 열광했다

대서양 횡단비행은 에어하트가 최고의 여성 비행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된 동시에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에어하트와 퍼트넘(출처-핀터레스트)
에어하트와 퍼트넘(출처-핀터레스트)

미국의 영향력 있는 출판업자 조지 퍼트넘은 런던에 사는 부유한 미국인 에이미 핍스 게스트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게스트는 퍼트넘에게 대서양을 횡단하는 한 여성 파일럿의 비행을 후원해줄 것을 권했다.

당시 퍼트넘은 찰스 린드버그의 자서전인 (We)’를 출간해 65만부 이상 팔리는 큰 성공을 거뒀다. 에어하트가 대서양 횡단 비행을 마친 후 퍼트넘은 이 역사적인 비행에 관한 책을 쓰라고 제안했다. 그리고 린드버그의 자서전을 필했던 공식에 따라 에어하트가 책을 쓰는 것을 지원했다. 퍼트넘은 에어하트의 집필활동이 더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자신의 집에 머물게 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1928년 출간된 ‘20시간 40(20 Hrs. 40 Min)이다.

퍼트넘이 기획하고 에어하트가 저술한 ’20시간 40분‘ 책 표지(출처-네이버 블로그)
퍼트넘이 기획하고 에어하트가 저술한 ’20시간 40분‘ 책 표지(출처-네이버 블로그)

퍼트넘은 아내 도로시 비니와 결혼한 상태였고, 그들 사이에는 두 아들이 있었다. 에어하트가 퍼트넘의 집에 머물며 책을 쓸 무렵 비니는 남아메리카로 두번째 여행을 떠났다. 비니는 19살 연하의 조지 웨이머스와 오랫동안 사귀고 있었다. 부부 사이는 회복될 수 없었고, 두 사람은 1929년 이혼했다.

많은 사람들은 퍼트넘이 에어하트와 결혼하기 위해 아내를 떠났다고 생각했지만, 비니 역시도 불행한 결혼 생활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것이다.

퍼트넘과 에어하트는 공통 관심사가 많았다. 책을 함께 집필하며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낸 두 사람은 수영, 라이딩, 골프, 테니스 등의 취미를 공유하며 점점 가까워졌다. 에어하트도 교제하던 화학공학자 새뮤얼 채프먼과 이미 헤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두 남녀 사이에 불이 붙는 건 시간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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