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소환한 어제의 오늘-2002년 2월 26일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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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 자궁 속에 있는 태아의 좁아진 심장 판막을 넓히는 수술이 미국에서 최초로 성공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00211월 태어난 아기 잭은 임신 23주째 심장 판막을 확대하는 수술을 받은 뒤 건강하게 태어나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음이 확인됐다.

2001년 여름, 당시 임신 20주째이던 잭의 어머니는 병원에서 태아가 대동맥 판막이 심하게 좁아져 있고 왼쪽 심실이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런 경우 반쪽 심장을 갖고 태어나기 때문에 여러 차례 심장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 비용이 비싼 것은 둘째 치고, 사망률이 30%에 이르고, 심장이 정상으로 돌아오기 힘들어 결국 심장 이식을 받게 된다.

잭의 수술을 맡았던 칠드런병원의 심장학 전문의인 워인 투레츠키 박사팀은 산모의 복부를 절개해 자궁 속에 든 잭의 심장 판막을 수술바늘로 넓히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당시 잭의 신장이 6정도였고, 심장은 포도알 크기여서 수술 결과를 장담하기 힘들었다.

투레츠키 박사팀은 잭이 태어나면 바로 심장수술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태어난 아기의 심장은 힘차게 박동했다.

태아의 심장 수술은 그동안 세계적으로 12번 시도됐으나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2018년 방송된 SBS 드라마 '흉부외과:심장을 훔친 의사들'에서 20주 태아에게 대동맥판막협착풍선확장술을 시술하는 장면이 나왔다.
2018년 방송된 SBS 드라마 '흉부외과:심장을 훔친 의사들'에서 20주 태아에게 대동맥판막협착풍선확장술을 시술하는 장면이 나왔다.

국내에서도 선천성 판막질환을 가지고 있는 태아의 심장 판막을 풍선으로 넓히는 시술이 성공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산부인과 원혜성ㆍ이미영 교수와 소아심장과 김영휘 교수팀은 선천성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앓고 있는 29주의 태아에게 대동맥판막 풍선확장술을 시행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201622일이다.

심장의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를 연결하는 문인 대동맥판막이 좁아져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는 선천성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임신 20주 전후에 산전 초음파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태아일 때는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었고, 태어난 후에는 상태가 많이 악화돼 있어 심장 수술을 여러 번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시술은 태아의 심장을 초음파로 확인하면서 카테터(고무나 금속 등으로 만든 가는 관)를 엄마 배를 통과해 태아의 대동맥판막까지 삽입한 후 풍선을 부풀려 좁아진 판막을 넓히는 방식으로 시행됐다. 이를 통해 태아의 대동맥판막이 넓어지면서 심장기능이 73%(50% 이상이면 정상)까지 회복했고, 추가적인 심장수술도 시행할 필요가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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