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의 한의학-콩(대두)

조선 고종 때 혜암(惠庵) 황도연(黃度淵) 선생이 지은 방약합편(方藥合編)’에 삽입된 운문 형태의 약성가(藥性歌)를 중심으로 평소 우리가 먹는 식재료의 한의학적 효능을 살펴본다.

大豆甘平中可鞏 補臟煖胃久身重

대두의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다. 중초(소화기)를 튼튼하게 하고 위를 따뜻하게 하나 오래 먹으면 비만해진다.

(방약합편)

약성가에 나온 대두는 흰콩을 말한다. 콩은 밭에서 나는 단백질이라고 할 만큼 단백질이 풍부해 오장을 튼튼하게 해 주는 기능이 있다. 그러나 단백질류를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하듯이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은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콩에는 흰콩과 검은콩의 두 가지가 있다. 흰콩은 주로 식용으로 사용되는데 두부의 재료이고, 약재로 쓰이는 것은 주로 검은콩이다.

검은콩은 쥐의 눈처럼 생겼다고 해서 일명 서목태(鼠目太)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말로 쥐눈이콩이다. 검은콩은 몸 여기저기 쑤시고 아픈, 일종의 신경통을 치료하고, 산후의 부종과 제반 관절통, 냉증도 치료한다. <동의보감>에도 검은콩을 삶은 물은 성질이 서늘해서 열을 내려주고, 볶아서 술에 넣어 먹으면 관절통과 신경통을 치료한다고 되어 있다.

옛날 민간에서는 독극물에 의한 중독증상이 있을 때 콩이나 콩깍지를 달인 물을 마셨는데, 실제 한방에서도 검은 콩은 해독제로 쓰이며, <동의보감>에 소개된 감초와 검은 콩을 동량으로 넣어 달인 감두탕(甘豆湯)은 최고의 해독 처방이다.

평소에 검은 콩을 넣은 밥을 자주 해먹으면 농약을 비롯해서 유독성분이 몸에 쌓이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주의사항>

<방약합편>에는 소아에게 볶은 콩과 돼지고기를 함께 먹이면 기가 몰려 10명에 8~9명은 죽는데, 소아가 10살이 넘으면 괜찮다고 되어 있다. 이런 현상의 정확한 이유는 알기 어려우나 어린 아이의 경우 장기의 성장이 불완전해서 한꺼번에 많은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면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증상을 설명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서정환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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