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수록, 교육⦁소득수준 높을수록 더 위험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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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근로자가 일과 가정 사이에서 갈등이 클수록 우울증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워킹맘들의 우울증 위험이 더 컸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규만 교수팀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18년 여성가족패널조사(KLoWF) 자료를 이용해 19세 이상 여성 근로자(자영업자 및 무급 가족 근로자 포함) 4714명의 일-가정 갈등의 정도와 우울증 간 상관관계를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여성 근로자들이 직장과 가정에서 근로자이면서 아내·어머니·딸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겪는 심리적 갈등 수준을 7문항의 설문지로 평가했다. 전체 표본에서 상위 25%에 해당하는 점수를 보인 경우 높은 수준의 일과 가정 사이에서의 갈등이 있는 것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높은 수준의 일-가정 갈등을 느끼는 여성 근로자는 낮은 수준의 일-가정 갈등을 느끼는 근로자에 비해 우울증을 경험할 위험이 2.29배 높았다.

20~30대의 젊은 여성, 교육수준이 높은 여성, 소득이 높은 여성, 1명의 자녀가 있는 여성,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여성에서 높은 수준의 일-가정 갈등과 우울증 간 상관관계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가정 갈등으로 인한 우울증 위험은 50~60대 여성 근로자는 각각 2.32, 1.87배 높아진 데 비해 20~30대 여성 근로자는 3.78배였다. 젊은 여성 근로자들이 일-가정 갈등으로 인한 우울증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젊은 여성 근로자들은 가정과 직장에서의 역할 갈등을 다루는데 필요한 노하우나 스킬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직장에서 주로 하급자로 일하면서 직무 스트레스를 많이 겪을 뿐 아니라 육아 스트레스도 커서 이중고를 겪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교육수준과 소득이 높은 여성 근로자가 일-가정 갈등에 따른 우울증 위험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은 직장에서 관리직이나 전문직에 종사할 가능성이 높고 직무에 대한 책임감과 가사 부담을 동시에 느끼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비스직 종사자나 비정규직 근로자가 일-가정 갈등에 따른 우울증의 위험에 취약한 것은 일-가정 갈등 외에도 감정노동이나 고용불안정성이라는 심리적 부담을 겪고 있고, 유급 육아휴직이나 유연근무제 같은 정책적 지원을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한규만 교수는 -가정 갈등으로 인한 우울증은 직장 업무의 동기부여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가정에서는 정서적으로 소진되고 무기력해지는 번아웃 증후군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우울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의학연구저널’(Journal of Psychiatric Research)에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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