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육아 장려하는 정부정책과는 엇갈린 현실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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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전통적인 성역할 고정관념이 유지되고 있어서 아내는 살림과 육아를 하고, 남편은 바깥일을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일본 정부는 남성의 육아휴가를 장려하는 이쿠맨(육아하는 남성) 정책을 확대하고 있지만, 남성이 육아휴직을 하더라도 육아나 가사분담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NHK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하는 남성 3명 중 1명은 육아나 집안일을 거의 하지 않는, ‘무늬만 육아휴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녀가 있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코네히토(コネヒト)’주식회사는 약 3백만명이 등록된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데, 게시판에는 육아휴직 중인 남편에 대한 불만과 고민이 많이 올라와 있다.

 

잠만 자는 모습을 보니 빨리 일하러 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며칠 빨래감 정리나 세탁을 했을 뿐, 그 이후에는 평소와 하나도 달라지지 않는다

쇼핑도, 집안일도 귀찮은 일도 내가 하고, 남편 점심준비까지 해야 하는 일이 늘어서 큰일

 

육아휴직 남성 3명 중 1명은 육아 참여가 2시간 이하

육아휴직을 하는 남편에게 불만을 갖는 여성들이 늘어나는 이유가 뭘까. 이 회사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3년 전에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그 이유가 나와 있다.

남편이 육아휴직을 한 적이 있는 여성 약 500명에게 육아휴직 중 남편이 육아집안일을 합해 하루에 얼마나 담당했는가라고 질문하자 3명 중 1명이 “2시간 이하라고 응답했다.

특히 남편의 육아집안일 시간이 2시간 이하인 경우에는 육아집안일의 역할 분담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비율이 남편이 육아휴직을 하지 않는 경우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남편의 육아집안일 시간이 적은 부부의 만족도가 낮은 상황을 무늬만 육아휴직(とるだけ育休)’이라고 명명하면서 계속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다카하시(高橋) 대표는 사회와 기업 측은 (육아휴직) 취득율이 높아지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육아휴직의 내용에는 관심이 없다. 부부 모두에게 매우 만족도가 높은 육아휴직을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육아휴직 품질 개선을 위한 고민의 결과,,,

일각에서는 무늬만 육아휴직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품질이 동반된 육아휴직의 단서는 실제로 육아휴직을 했던 남성들과 기업에서 찾을 수 있다.

육아휴직 경험이 있는 남성들이 개발한 '진단차트'(출처-NHK)
육아휴직 경험이 있는 남성들이 개발한 '진단차트'(출처-NHK)

육아휴직을 부부대화의 계기로 만들기 위한 진단 차트가 지난 6월에 개발됐다. 이 차트는 일과 양육의 양립을 고민하는 육아휴직 커뮤니티인 이쿠마도(ikumado)’에서 활동하는 남성들이 개발에 참여했다.

집안 일이 서툰가?”, “소리가 나면 곧 일어나는가?” 등의 질문에 아니오를 따라가다 보면 목표로 할 육아휴직 기간과 이미지가 일종의 목표로 제시된다.

목표에는 6가지 종류가 있다. 육휴 기간이 2주 정도로 짧으면, 출산 직후의 중요한 시기를 부부가 극복하는 함께 하는 육아휴직’, 또 그 기간이 3개월 정도면 매일매일을 지내면서 부부의 유대를 깊게 하는 신뢰 육아휴직등으로 설정된다.

진단차트 개발에 참여한 사카타고오스케(坂田孝介)(육아휴직 8개월)남성은 육아휴직에 대해 생각한다거나 각오를 가진다거나 할 계기를 갖기가 어렵다. 우선은 가볍게 시작해서 부부가 부담 없이 대화를 하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육아휴직

육아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네히토는 남성 육아휴직의 성취도를 높일 수 있는 가이드북을 만들었다. 아기 출생 후 발생하는 일들을 만화 등으로 쉽게 알려주는 가이드북은 특히 부담이 커서 엄마의 일이 되고 마는 3가지 항목을 미션으로 제시하고 있다.

 

1. 아기와 둘이서 집을 보면서 기저기 갈기와 수유 등의 기본적인 일들에 익숙해지기

2. 아기와 둘이서 쇼핑을 가서 갑자기 크게 소리내어 우는 등의 예상 밖의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되기

  3. 목욕부터 옷갈아 입히고 재우는 것까지 혼자서 완수하기

 

이 회사는 지자체와 함께 아기를 낳은 부부를 대상으로 개최하는 워크샵 등을 통해 지금까지 28천부의 가이드북을 보급했다.

일본의 남성 육아휴직 비율은 202012.65%로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그 중에 5일 미만의 육아휴직이 28.33%를 차지한다.

내년 4월부터는 종업원 1000명 이상의 기업들은 직원들의 육아휴직 상황을 의무적으로 공표해야 한다.

육아휴직 비율을 높이는 것만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되며, 부부가 함께 육아휴직을 갖고 이것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NHK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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