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정부는 11세 이상 소녀들의 등교를 금지함으로써 여학생들의 대학입학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사진-더 가디언)
탈레반 정부는 11세 이상 소녀들의 등교를 금지함으로써 여학생들의 대학입학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사진-더 가디언)

지난 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했을 때 여성의 교육과 사회활동이 차단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탈레반이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간을 통치했을 때 여성들은 학교와 직장으로부터 쫓겨났기 때문이다. 20년 만에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탈레반 교육부 대변인은 소녀들의 고등교육 금지는 사실상 여성들의 대학학위 금지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올해 3월부터 11세 이상 소녀들의 학교등교가 금지됐다. 탈레반은 포괄적이고, 이슬람 규정에 맞는 계획이 수립될 때까지 여학교는 폐쇄될 것이라고 했지만, 이런 조치가 여성의 교육을 전면 차단하는 포석이라는 예상은 어렵지 않다.

대학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국가대학입학시험인 칸코르(kankor)’에 응시해야 하는데, 고등학교 졸업증이 없으면 응시할 수 없다.

탈레반은 여학생들의 등교를 금지하면서 작년에 12학년 여학생들을 자동으로 졸업시켰다. 칸코르를 시행하면 이 여학생들은 원하면 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그러나 아프간의 새로운 지도자들이 정권을 잡은 이후 아직 칸코르 시행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여학생들은 고등 교육이 허락된 남학생들과 경쟁해야 하는 불리한 입장에 있다. 아프간의 교육 학년이 끝나는 2022년 말이 되면 12학년 남학생들은 과정을 마치게 된다.

탈레반이 현재 고등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는 여학생들에 의미 없는고교 졸업장을 준다고 해도 거의 1년의 교육과정을 받지 못한 여학생들이 얼마나 뒤처질지 대학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보충수업이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12학년을 다니지 못한 여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모라여자대학(Moraa university)의 마지줄라 아미르(Azizullah Amir) 총장은 말했다.

모라여자대학은 여학생들이 학교에 오게 하기 위해 학생, 교수, 교직원 심지어 정원사까지 모두 여성으로 구성했다. 그리고 탈레반이 규정하는 것보다 더 엄격한 분리교육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신입생이 없어질 위험에 처하게 됐다.

아미르 총장은 여학생들에게 고등학교를 다시 개방하면 집중교육을 통해 더 노력하고 지원해 여자졸업생이 배출될 수 있다면서도 현 상황이 지속되면 신입생이 없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일부 여학생들은 온라인 수업과 불법과외 등을 통해 계속 학업이 가능하지만, 그 수는 매우 적다. 이런 비밀학교는 개인이 선택하는 것이고, 아프가니스탄을 집어삼킨 경제위기로 수업 비용을 조달할 수 있는 가정은 거의 없다. 또한 수업자료를 스트리밍하거나 다운받으려면 적어도 스마트폰과 충분한 모바일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는 많은 소녀들에게 불가능하다.

아프가니스탄의 새 지도부는 이슬람 규정을 준수하는 한 여성교육을 지원한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슬람 규정에는 남학생과 여학생의 완전한 분리가 포함되는데, 현재에도 전문가 부족으로 인해 일부 여학생 수업을 남성 교수가 담당하고 있다.

교육부는 교대 수업과 강의실 재분배를 통해 여성들이 동성들만의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한다. 카불 대학(Kabul University)을 포함한 일부 대학에서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격일제 수업을 하고 있고, 일부 대학에서는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누고 있다.

교육부는 남녀 모두에게 대학교육이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성 신입생들이 등록할 수 있는 방법이 없거나 여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전공을 제한한다면 지금의 방안들은 많은 전공분야에서 여학생들의 마지막 수업을 위한 일시적인 방안일 뿐이다.

탈레반의 한 관계자는 탈레반은 여성교육을 특정 분야에 제한하는 대학 구조조정을 원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여성들이 왜 공학을 공부해야 하지?’라고 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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