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의 한의학-기장(서미)⦁수수(출촉)
조선 고종 때 혜암(惠庵) 황도연(黃度淵) 선생이 지은 ‘방약합편(方藥合編)’에 삽입된 운문 형태의 약성가(藥性歌)를 중심으로 평소 우리가 먹는 식재료의 한의학적 효능을 살펴본다.
黍米甘溫縱補益 久食令人且煩劇
기장은 맛이 달고 성질은 따뜻하다. 몸을 보해주지만, 오래 먹으면 답답하고 열이 생기는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방약합편)
한의학에서는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고 해서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고 했다. 그래서 약재 중에는 식재료로 쓰이는 것들도 많다. 우리의 주식인 쌀을 비롯해서 찹쌀, 녹두, 팥, 율무, 메밀 등 곡식들도 약효가 있다.
밥을 지을 때 들어가는 기장과 수수도 마찬가지다. 방약합편에서는 기장과 수수의 효능을 동일하다고 했다.
기장은 서미(黍米), 수수는 출촉(秫蜀)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곡식이 그렇듯 기장은 몸을 보해준다. 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곽란(위로 토하고 아래로 설사하는 증상)을 멈춰준다.
<동의보감>에는 기장이 ‘폐의 곡식이니 폐병에는 마땅히 먹어야 한다’고 되어 있고, 수수는 ‘몸의 습열(濕熱)을 내리고 장 기능을 원활히 한다’고 했다. 기장이나 수수는 주로 정월대보름 때 먹는 오곡밥에 들어가고, 보통 죽을 쑤어 먹는다.
서정환 한의사
서정환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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