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외환위기로 전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던 1998년, 당시 21세의 박세리가 US 오픈에서 우승했다.
단순한 우승이 아니었다. 선수에게는 첫 우승이었고, 국민들에게는 위로였고, 희망이었다.
박세리는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한 끝에 연장 마지막 홀에 이르렀고, 연못가에 떨어진 골프공을 치기 위해 맨발로 성큼성큼 물 속으로 들어가 힘차게 골프채를 휘둘렀다.
연장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서든데스로 넘어간 결승전, 박세리의 드라마 같은 우승은 공익광고로도 제작됐다.
박세리의 흰 발과 대비되는 검은 종아리, 홀컵에 공을 넣고 환하게 웃는 모습과 함께 양희은의 ‘상록수’가 흘러나왔다.
늘 푸른 나무를 통칭하는 상록수에는 몇몇 나무가 있는데, 소나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그 유례가 드물게 소나무를 가로수로 심는다. 그만큼 소나무를 좋아한다.
설문조사에서도 소나무의 인기가 입증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10일 발표한 ‘국민 선호 나무 조사’에서 일반 국민들은 37.9%, 전문가는 39.3%가 소나무를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5년만의 최대 폭우는 큰 상흔을 남겼다.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고 척박한 땅에도 생존하는 소나무처럼 하루 빨리 회복하고 극복하기를 바란다.
전선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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