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의 한의학-대추(대조)
조선 고종 때 혜암(惠庵) 황도연(黃度淵) 선생이 지은 ‘방약합편(方藥合編)’에 삽입된 운문 형태의 약성가(藥性歌)를 중심으로 평소 우리가 먹는 식재료의 한의학적 효능을 살펴본다.
大棗味甘和百藥 益氣養脾滿休嚼
대추의 맛은 달다. 여러 가지 약을 조화시키고 원기를 돋우며 비위를 보하지만, 속이 그득하면 먹지 말아야 한다. (방약합편)
대추는 제사상이나 잔치상에 빠지지 않고 놓일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아온 과일이다. ‘대추를 보고도 먹지 않으면 늙는다’, ‘대추 세 개로 한 끼 요기를 한다’등의 옛 말은 작은 대추 한 알에 영양이 얼마나 풍부한지를 나타낸다.
대추의 약재명은 대조(大棗)다. 조(棗)자는 가시를 뜻하는 자(朿)자 두 개가 붙었다. 실제로 대추나무는 가지가 많고, 잔가지에는 가시가 많다.
한의학에서 대추는 속을 편하게 해 주고, 오장을 보해주며 기가 흐르는 길인 경맥을 도와준다. 진액을 보하고 눈, 코, 입, 귀 등 구규(九竅 우리 몸에 있는 아홉 개의 구멍)를 통하게 해준다.
또한 대추에는 약성이 독한 약재의 성질을 완화시키는 기능이 있다. 대추는 생강과 배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생강의 자극성을 대추로 완화하기 위함이다.
<주의사항>
대추는 육질이 풍부해 많이 먹으면 소화장애가 생길 수 있으니 속이 더부룩한 경우에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보통 대추는 찬이슬을 맞은 붉은 색 대추를 말려서 사용하는데, 요즘은 푸른색의 생대추도 많이 볼 수 있다. 생대추는 많이 먹으면 사지가 야위며 설사를 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