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국회(출처-케냐 국회 공식홈페이지)
케냐 국회(출처-케냐 국회 공식홈페이지)

케냐에서는 지난 해 사상 첫 여성 대법원장이 임명되는 등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딛고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특히 지난 89일 실시된 총선에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여성들이 당선됐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케냐의 양성평등위원회(National Gender and Equality Commission)8월 총선에서 30명의 여성 하원의원(2017년에는 23), 7명의 여성 주지사(2017년에는 3), 3명의 여성 상원의원(2017년과 동일)이 선출됐다고 밝혔다.

4명의 부통령 후보 중 3명이 여성이었고, 여성 주지사 후보의 수는 2017년 선거에 비해 두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냐에서 4번째로 큰 나쿠루(Nakuru) 지역의 수잔 키히카(Susan Kihika) 상원의원은 기존의 남성 주지사를 거의 2배의 표 차이로 누르고 주지사로 당선됐고, 기업인 타비타 카란자(Tabitha Karanja)는 키히카 의원이 주지사가 되면서 공석이 된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24세인 리넷 쳅코리르(Linet Chepkorir)는 최연소 하원의원 기록을 세웠다.

아직 여성의원의 비율이 12%에 불과하지만, 케냐 정치계에는 지난 몇 년간 양성평등의 개선이 있었다. 2020년 대법원은 여성할당제 법률을 통과시키지 못한 의회를 해산시키라고 우루 케냐타(Uhuru Kenyatta) 대통령에게 자문했었고, 지난 5월 선거당국은 각 정당들이 8월 총선에서는 여성할당 규정을 준수하라는 압력을 넣었었다.

헌법에는 남성 하원의원 수가 2/3를 넘지 못하도록 되어있지만, 이 조항이 시행된 지 10년이 되도록 완전히 지켜지지는 못했었다.

여성할당제가 주류정치에서 여성의 입지를 와해시킬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나쿠루지역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남성후보에게 승리해 재선된 마르타 완가리(Martha Wangari) 의원은 할당제가 (여성의) 진입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완가리 의원은 할당제를 공짜로 의석을 주는 것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그러나 여성이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선거에 끝까지 참여하는데 필요한 재원이나 네트워크를 갖지 못한 여성들이 많다. 하원의원의 평균 선거비용이 1800만 케냐 실링(한화로 약 2억원)라는 보고서도 있다.

재정적인 장벽 외에도 가부장적 사회에서 열외자(outlier)케냐 여성들은 중요한 정치적 논의에서 제외된다. 완가리 의원은 마이크를 잡는 것이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케냐에 있는 아프리카 미국국제대학(United States International University-Africa)의 은조키 와마이(Njoki Wamai) 정치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의 여성의 성공은 여성우대정책의 첫 번째 결실’”이라면서 여성을 지도자로 여기지 않은 유권자들의 가부장적 사고방식에 약간의 변화가 생긴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선거 유세 당시의 마르타 완가리 의원(출처-인디펜던트)
선거 유세 당시의 마르타 완가리 의원(출처-인디펜던트)

10년 전 정치에 입문한 완가리 의원은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고 토로했다. 온라인뿐 아니라 선거유세에서 괴롭힘에 직면했었고, 병으로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

보고서들에 따르면 케냐에서 여성의 정치참여가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반발도 증가했다고 한다. 완가리 의원은 온라인상의 괴롭힘은 아직 국가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라면서 이를 알리면 마치 증폭되듯이 더 심해진다고 강조했다.

여성 지도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단체들도 있다. 비영리 단체인 바딜리 아프리카(Badili Africa)’의 비나 마세노(Bina Maseno) 대표는 국가적으로 지도력에도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지지기반측면에서는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전통적으로 남성 지도자들이 우세한 저소득층 지역에 비공식적이지만 강력한 재정연합 차마스(chamas)’를 설립했다. 마세노 대표는 차마스의 여성들이 여성 지도자들을 위한 지원을 동원하고 있다. 큰 변화이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웨딩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