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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K(46)는 설날에는 경북 영천의 친정에 가고, 추석에는 경기도 고양시의 시가에서 명절을 보낸다. 3년 전까지는 명절에는 항상 시가에서 보냈고, 연휴가 길면 친정에 가곤 했다.

5년 전 시어머니가 교회에 다니면서 차례를 지내지 않게 됐을 때 K씨는 설날이나 추석 때 친정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어머니가 탐탁지 않게 생각하자 분란이 날까봐 마음을 접었다.

그러다가 3년 전 하나 뿐인 오빠를 세상을 떠나면서 부모님 상심이 커지자 생각을 밀고 나가기로 했다. 자식이래야 이제 본인 하나뿐인데, 명절 때 부모님이 쓸쓸하게 계시는 게 너무 마음 아팠기 때문이다.

다행히 시어머니가 마음을 돌려서 설날과 추석에 친정과 시가를 교대로 가고 있다.

명절 갈등은 이렇게 누구의 친가를 먼저 가느냐는 것도 원인이 된다. 한국의 정서로는 시가에 먼저 들르는 것이 일반적인데, 요즘은 현명하게 대처하는 부부들도 늘고 있다.

중국에서는 젊은 부부들을 중심으로 춘제(春節·설날)에 각자의 고향을 방문하는 새로운 풍속이 확산되고 있다고 11일 중국신문망이 보도했다.

샤오사(가명)와 남편은 2019년 춘제 때부터 5년째 따로 고향에 가서 명절을 보내고 있다. 샤오사 부부는 결혼 직후 이 문제를 의논했다고 한다.

남매를 키우고 있는 류거도 친정 부모가 자기 집에 와서 명절을 지낸 지 오래됐다. 그는 주변 친척이나 친구도 이런 방식으로 명절을 쇤다면서 우리 집 일은 내가 처리하고 남편 집 일은 남편이 처리하면서 각자의 삶을 잘 살면 된다고 말했다.

여전히 설날 전날부터 설날까지는 남편의 고향에서, 그 이튿날부터 친정에 가는 전통이 남아있는 지역도 있다.

결혼 2년 차인 징징은 지난해 이렇게 남편의 고향 집에 다녀온 뒤 올해는 각자의 고향에 가자는 의견을 냈지만 손주를 보고 싶다는 시부모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딸과 함께 새해를 맞고 싶어 했던 친정 부모도 사돈이 혹시 좋게 보지 않을까 봐 식구끼리 떨어지는 건 좋지 않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한편 다양한 방법으로 상황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부부들도 있다. 한 해씩 번갈아 고향에 가거나 양가 부모와 함께 여행을 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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