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발견된 키스하는 연인 점토판(대영박물관 소장)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발견된 키스하는 연인 점토판(대영박물관 소장)

키스는 애정이나 친근감의 표시로 입술이나 볼, 손등 등에 입을 맞추는 행위인데, 주로 남녀 간의 애정 표현으로 인식되고 있다.

키스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힌두교 경전인 베다’(Vedas)였다. 베다 경전은 기원전 약 1500, 그러니까 지금부터 3500여 년 전의 기록이다. 그 중 리그베다((Rig Veda)에는 서로 입술을 맞추는 사람들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300년에 씌여진 고대 인도의 경전인 카마수트라’(Kama Sutra)는 키스를 성적 친밀감의 신체적 표현으로 보는데, 35가지 이상의 키스 유형을 서술하고 있다.

이 기록을 토대로 로맨틱한 키스의 기원은 인도라고 보는 학자들이 많았다.

이렇게 정리되는가 싶었던 키스의 역사는 2023년에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한 연구를 통해 종전보다 1000년 이상 더 길어진 4500년이나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덴마크 코펜하겐대의 트로엘스 아르볼 교수와 영국 옥스퍼드대 소피 라스무센 교수 연구팀은 기원전 4000년경부터 시작된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유물인 한 점토판을 분석했다.

기원전 2400년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점토판에는 한 커플이 껴안은 채 입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메소포타미아의 기록에는 기혼은 물론 미혼 커플들이 욕망의 표현으로 키스를 교환한다는 언급이 남아있다. 또 키스의 위험에 대한 언급도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독신을 맹세한 여성사제에게 키스를 한 사람은 말하는 능력을 상실한다고 되어 있고, 길가에서의 키스는 금지됐다.

아르볼 교수는 이런 기록들이 키스가 사적으로 행해지는 일상적인 행동이었음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인간이 키스를 하는 유일한 동물은 아니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영장류들도 키스를 한다. 침팬지는 인사할 때 키스를 교환하고, ‘피그미 침팬지라고도 불리는 보노보에게 키스는 성행위의 한 부분이다.

미국 에모리대 프란스 드 발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보노보는 얼굴을 마주하고 성관계를 맺는데 종종 열정적인 딥키스를 한다고 설명했다.

아르볼 교수와 라스무센 교수는 영장류에게서 로맨틱한 키스는 침과 입김을 통해 교환되는 화학적 단서를 통 배우자로서의 적응도를 평가하는 한 방법으로 진화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모와 자녀 등 가족 간의 키스와는 달리 로맨틱한 성적 키스는 어디서나 일상적이지는 않다. 현대에도 많은 문화에서 로맨틱한 키스를 회피한다고 CNN은 보도했다.

2015년에 발표된 전세계의 168개 문화권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이 중 46%에서만 성적이거나 로맨틱한 키스가 행해진다고 한다. 채집사회에서는 훨씬 드물고 사회적 계급이 확실한 사회에서 더 일반적인데, 연구진은 보다 복잡한 사회일수록 (로맨틱한 키스가) 관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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