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의 장벽이 경력단절 우려 키워

한⦁미 임금 근로자의 연령별 중위 근속연수를 보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근속연수도 길어지는 미국 근로자에 비해 한국 근로자는 남성 50대, 여성 40대 이후 근속연수가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자료-KDI 제공)
한⦁미 임금 근로자의 연령별 중위 근속연수를 보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근속연수도 길어지는 미국 근로자에 비해 한국 근로자는 남성 50대, 여성 40대 이후 근속연수가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자료-KDI 제공)

정규직의 연공서열형 임금구조(호봉제)와 고용보호가 중장년층 근로자의 고용 불안과 함께 여성의 경력단절 우려를 키워 저출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20중장년층 고용 불안정성 극복을 위한 노동시장 기능 회복 방안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55~64세 근로자 중 임시고용 비중은 34.4%OECD 36개 회원국 중 가장 높았고, OECD 평균 8.6%4배나 됐다. 그만큼 중장년층 근로자의 고용이 불안정하다는 뜻이다.

한요셉 KDI 연구위원은 어떤 이유로든 정규직 일자리에서 이탈하면 다시 정규직으로 재취업하기 어려우므로 비정규직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규직 임금의 경직성, 특히 과도한 연공서열형 임금 구조가 중장년층 근로자의 고용을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연공제 임금 구조는 근속연수가 쌓이기만 하면 자동으로 임금도 올라가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대기업 및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증가가 매우 가파른데, 근속연수가 10년에서 20년으로 높아질 때 우리나라의 임금 상승률은 평균 15.1%였다. 이는 비교 가능한 OECD 27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규직 임금의 경직성과 함께 강한 고용보호가 맞물려 정규직의 장벽이 두터워진다. 그래서 일단 정규직 일자리에서 이탈하면 다시 정규직으로 재취업하기 어려워진다는 분석이다. 한 연구위원은 해고가 지나치게 어려우면 채용도 감소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정규직 장벽은 여성 근로자들이 경력단절을 우려해 출산이나 육아를 포기하게 만들어 저출생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력단절 이후의 복직이나 정규직으로의 재취업이 수월해지면 현재와 같은 과도한 저출생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한 연구위원은 대기업 및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연공서열에 의한 임금 상승을 제한하고 직무와 성과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

또 비정규직 보호 강화와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구직급여 재설계 등 고용안전망 강화 방안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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