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고방식이라면 2세 경영은 없다

미국 유학 중인 둘째가 다니러 왔다. 오늘이 집에 온 지 사흘째다.

오후에 운동을 하고 있는데, 외출했던 아이가 엄마와 함께 돌아오더니 말 좀 하잔다. 카페 커플닷넷의 오전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내고 그 일을 자신이 대신 하겠단다.

알바 학생이 그만두겠다고 했느냐고 물었다. 그건 아니고, 손님도 별로 없으니 어쩌고 저쩌고.

순간 화가 치밀었다. 어디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느냐고 고함을 쳤다. 애 엄마와 아이가 또 뭐라뭐라하기에 더 크게 나무랐다. 이런 얘기할 거면 카페 근처에도 오지 말라고.

회사의 리더에게는 지켜야할 선이 있고, 갖춰야할 소양이 있다. 나는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지난 33년 간 이런 식으로 직원을 자른 적은 없다.

사람을 귀히 여기라는 할머니의 신신당부를 명심하며 살아왔다. 할머니는 초등학교를 중퇴한 분이었다. 그런데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는 아이가 이런 생각을 하다니, 심각한 충격이다.

속으로 애엄마를 욕했다. 제 수준대로 아이를 가르쳤구나!

아무나 사장을 해서는 안 된다. 사장이 직원을 소중하게 대하지 않으면 직원도 고객을 하찮게 여기는 법이다.

언젠가는 우리 회사를 경영해야 할 수도 있는 자식의 자질, 회의적이다. 이런 마인드라면 회사를 이어받더라도 발전은커녕 현상 유지도 못한다.

아이와 엄마에게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웅진 Tour.com & Couple.net & 웨딩TV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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