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범준
사진-서범준

호떡은 임오군란을 진압하기 위해 조선에 주둔한 청나라 군대를 따라 들어온 중국 상인들이 군대가 귀국한 후 조선에 남아 생계를 위해 구워 팔던 것에서 유래한 것으로 호떡의 호는 오랑캐 호()자를 쓴다.

하지만 내가 사는 북촌에 위치한 호떡집은 그렇지 않다. 호떡 하나에 주인의 요란한 수다와 웃음을 더하기에 이집 호떡은 호()떡이 아닌 호()떡이라 할 것이다.

인생의 쓴맛을 본 후 생계를 위해 호떡집을 시작한 사장님은 진심을 담은 마음을 영업 포인트로 삼았다고 한다. 오랜 기간 이집 호떡을 맛본 내 눈에도 손님들과 늘 웃고 떠들며 덤 하나를 더 주던 사장님의 넉넉함이 기억에 남아 있다.

오랜만에 찾은 그곳은 코로나로 인해 예전의 소란함과 북적거림은 사라졌지만, 사장님의 넉넉한 미소만은 남아 있었다. 비록 지금 힘들고 어려울지라도 웃으며 지금의 시간을 잘 넘어 가겠다는 마음이 담긴 그 웃음 말이다.

사장님은 그렇게 호떡 하나에 그 웃음을 담아 나에게 말한다. “우리 힘내...” 설날이 지나 2021년 진짜 새해가 시작됐다. 하지만 어둠의 끝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때 내가 어둠을 밝히는 환한 빛이 되면 어떨까?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도 가족들에게 웃음을 잃지 않았던 아버지처럼 말이다

 

서범준 작가는 여행 사진작가 겸 크리에이터, 선우 여행팀 팀장으로 있다. 20여 년을 여행사에서 일하며 수많은 도시를 돌아다녔다. 사람, 자연, 도심의 빌딩숲, 미로 같은 골목길, 간판 덜그럭거리는 노포..혼자 눈에 담고, 마음에 두기 아까운 것들을 공유하며 바쁘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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