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범준
사진-서범준

 

떡볶이의 맛은 매콤달콤함의 적당한 비율이 좌우한다. 너무 맵거나 너무 달아도 맛이 없는 게 떡볶이다.

야쿠르트 배달을 하며 늘 환하게 웃던 이웃 아주머니가 코로나로 한창 힘들었던 와중에 동네에 분식집을 개업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분의 고단했던 삶을 알기에 힘든시기에 어려운 결정을 한 그분을 마냥 응원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강한 삶의 의지로 메뉴를 연구하고, 환한 웃음과 생기있는 목소리로 찾아오는 손님들을 넉넉하게 하며 자리를 잡아갔고, 아내와 두 아들이 어린이집 하원길에 단골로 들르는 곳이 되었다.

매콤함과 달콤함의 적절한 비율이 특징인 이곳의 떡볶이는 주인장의 힘들었던 삶과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양념으로 녹아들은 것이고, 얇은 튀김옷과 속이 꽉 찬 튀김은 넉넉한 주인장의 마음이 담긴 주 메뉴이다.

비록 골목 모퉁이에 있는 작은 분식집이지만, 내가 아는 이곳은 주인장의 자부심이 가득한 맛집이고 나와 우리 가족들의 사랑방이며, 올해 초등학교 입학하는 아들과 친구들의 추억의 장소가 될 곳이다.

 

서범준 작가는 여행 사진작가 겸 크리에이터, 선우 여행팀 팀장으로 있다. 20여 년을 여행사에서 일하며 수많은 도시를 돌아다녔다. 사람, 자연, 도심의 빌딩숲, 미로 같은 골목길, 간판 덜그럭거리는 노포..혼자 눈에 담고, 마음에 두기 아까운 것들을 공유하며 바쁘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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